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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 부를 찍었다고 하대요.”정지아 작가가 이렇게 말했다. 빨치산의 딸이 이렇게 상업적으로도 성공한 사람이 되었노라고 웃으면서 말했고, 책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출판사에서 제목을 ‘아버지의 해방일지’로 정하자고 했을 때 살짝 자존심이 상했다고도 했다. 대중적인 드라마 제목 비슷하게 책의 제목을 정하는 것이 영 내키지 않았지만, 출판사의 말을 따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흥행의 책임은 전적으로 출판사가 져야 한다고 말하면서 은근슬쩍 빠지기는 했지만, 본인의 뜻과 달리 많은 사람의 도움 덕에 여기까지 왔다는 말을 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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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4.13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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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따뜻해지면 새로운 적을 맞이해야 한다. 그건 바로 졸음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게 눈꺼풀이라고 할 정도로 졸음은 참아내기 어려울 때가 있다. 대개의 사람들은 눈을 한번 깜빡이는 데 0.2초 정도 걸린다고 한다. 그런데 피곤하고 지치면 그 속도가 느려지고, 계속해서 눈을 감고 싶은 욕구에 사로잡힌다. 시간이 지나면서 개인적으로 그런 전쟁을 벌이는 아이들이 참 많아진다. 힘들긴 할 것이다.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서 학교에 와야 하고, 하루 6~7시간의 수업을 받아야 한다. 학원도 가고, 축구도 하고, 게임도 해야 하니 정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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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4.05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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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0일. 주민등록상에 나와 있는 법적인 내 생일이다. 내가 태어났을 적에 우리 아버지께서 간경화로 사경을 헤맸기 때문에 어린 핏덩이를 제대로 출생 신고하지 않았다고 들었다. 그래서 나는 1년 이상 늦게 이 세상 사람이 되었다. 당연히 동급생들보다도 2년이 늦게 주민등록이 되어 있다. 주민등록상으로만 보면 대학을 들어갔을 때 만 16세 11개월이었으니, 숫자상으로만 본다면 나는 아마도 천재였을 것이다. 그래서 내 주변에는 늘 나보다 나이 많은 친구들이 있었다. 대학 때도 내 친구들은 대개 형이나 누나들이었고, 회사를 들어갔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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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3.2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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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효과가 뭐예요?” “기법은요?” “참신하다가 무슨 뜻이죠?” “함축적이란 건요?”시험을 볼 때 주로 나오는 질문들이다. 요즘 들어 부쩍 심해졌다. 시험 문제를 냈는데,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아졌다. 특정한 단어들을 이해하지 못해서 선생님들께 질문한다. 이게 무슨 뜻이냐고. 그래서 예전 같으면 내가 가르치는 과목의 시험 시간에도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학급을 순회했는데, 이제는 아니다. 시험을 보는 학급 문을 열 때마다 긴장한다. 어떤 질문이 나올까? 그 질문에 답을 해야 할까, 하지 말아야 할까 등 고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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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3.2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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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1학년 시험 날이다. 그런데 교실 풍경이 달라졌다. 학생들의 책상 위에 시험지가 없다. OMR 카드가 없고 컴퓨터용 사인펜도 보이지 않는다. 매번 시험 때면 번호순으로 자리 배치를 하는데, 그것도 하지 않고 평소 수업을 할 때와 똑같은 자리에 앉았다. 시험지가 없어진 자리는 테블릿 pc가 대신하고 있다. 2년 전부터 전 학생들에게 테블릿 pc를 무상으로 나눠 주었다. 그리고 학교 전역을 와이파이 구역으로 만들었다. 건물 안에서는 동일한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 수업 시간에 테블릿이나 스마트폰을 아이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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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3.1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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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하는 거 처음만 힘들지손 내미는 거 처음만 힘들지감사하단 말 처음만 힘들지한번 시작하고 나면 그 다음부터 어렵지 않아먼저 시작해 봐요맘을 전해요 ♬작년에 나왔던 공익광고이다. 가볍고 경쾌하게 흐르는 노래 사이로 공동체 의식을 갖자는 이야기를 전한다. 두루두루 평판이 좋은 이순재 배우가 출연해서 따뜻한 광고를 보는 내내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이었다. 상대방에게 먼저 다가가면 상대도 내게 손을 내밀어줄 거라는 게 요지다. 사실 그렇기는 하다. 인사하는 사람을 무시하고 모른척하기는 함께 인사해주기보다 백 배는 더 어려울 것이다.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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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3.0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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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날은 확실히 빨리 온다. 이제 개학이 다음 주로 다가왔다.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 책도 좀 읽어볼 거라고 이십여 권을 샀고, 신 학년 수업을 잘해보겠노라고 다짐하면서 미리 원격으로 연수도 받고 교재 연구도 하겠노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런데 어~ 하는 사이에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러가 버렸다. 계획대로 세상은 이렇게 흐른다. 다만 세상의 계획과 내 계획이 서로 엇나간다는 게 문제다. 책은 반도 못 봤고 수업 구상도 하는 둥 마는 둥 시간만 지나 버렸다. 어김없이 개학이 코앞에 닥쳤다. 해마다 맞이하는 두 번의 방학이지만 계획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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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데일리
2024.02.2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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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던 아시안컵 축구가 끝났다. 저 멀리 사막의 나라 카타르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우승을 꿈꾸었다. 다음 월드컵까지 큰 그림을 그리면서 한때는 세계 축구를 풍미했던 독일의 축구 영웅 클린스만을 감독으로 선임했고, 국민들의 관심도 거기에 쏠렸다. 하지만 수십 년 동안 이루어내지 못했던 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이번에도 끝내 차지할 수 없었다. 오밤중에 열리는 경기를 보기 위해 많은 축구 팬들이 밤잠을 설치며 TV 앞에 앉아서 치킨을 뜯으며, 혹은 꾸벅거리고 졸면서 한국 축구의 선전을 기원했다. 16강전에서 사우디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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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2.2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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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종’이라는 말이 있다.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지나치게 높은 병적인 상태를 이르는 신조어이다. 이러한 증세가 있는 사람을 나타내는 말에는 ‘관심병자’, ‘관심종자’, ‘관종’ 등이 있다(네이버 지식백과). 주목받기 위하여 때로는 무리수를 두어 돌출 행동을 하거나 일부러 논란을 일으키는 사람을 뜻한다. 부정적인 의미의 말이다.때로 아이들은 대놓고 ‘관종’임을 주장하기도 한다. 자신에게 관심을 좀 가져달라고, 자기를 봐 달라고 일부러 과한 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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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2.16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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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학교에서 다양한 활동을 한다. 정규 수업을 듣고, 시험을 치른다. 스포츠 클럽 활동을 하면서 체육 시간 이외에도 운동을 즐긴다. 교실 수업은 아니지만, 정규 교과과정 내에서 체육대회, 축제, 소풍, 수학여행, 진로 체험학습도 경험한다. 이 외에도 담임 선생님과 함께 하는 사제동행 활동이나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성장의 계기를 갖는다. 별로 다를 것 없는 중고등학교 과정을 거치지만 나중에 아이들이 살아가는 방식은 다르다. 각자의 개성이 다르고 좋아하는 것이 다르고 소질이 다르기에 사회의 여러 영역에서 자신의 자리를 잡고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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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2.0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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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에는 뭐 하세요. 출근 안해서 좋겠어요.”“일 안 하는데 월급은 나오잖아? 좋은 직업이네.”교사의 방학을 바라보는 외부 시각은 대개 둘 중의 하나이다. 부러움 혹은 시기심. 이런 말에 대한 대답도 둘 중 하나로 한다. “일없이 노는 것만은 아니에요. 밀린 일도 처리하고 나름 할 게 많아요.”, 혹은 “너도 교사 하지 그랬냐? 부러워도 할 수 없다.” 교사 초반에는 주변의 이런 말들도 신경이 좀 쓰였다. 나보다 나은 것을 보면서 기분 좋을 사람은 없다. 그러니 단어 하나를 쓰더라도 괜히 상대방을 자극할 필요는 없다. 시간이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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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2.0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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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는 교육계에 폭풍우가 몰아닥친 해였다. 서이초등학교 선생님이 세상을 떠난 이후로 학교 현장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졌다. 이대로는 도저히 방치할 수 없는 일들이 학교에서 수시로 벌어지고, 일부 학부모의 도에 넘치는 갑질이 사회 문제로 부각되었다. 학교가 이 정도까지 무너졌던가 하는 탄식이 나왔고, 대책이 시급하다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선생님들은 촛불을 들고 매주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답이라도 하듯 교원과 관련된 법이 일사천리로 개정되었고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했다.물론 갈 길은 멀다. 서로 다른 생각들이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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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1.2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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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라고 하면 이런 식으로 반응하는 사람들이 많다. “힘드시겠어요. 사춘기 중학생이면 장난이 아닐 텐데….” “요즘 만만치 않죠? 고생하시네요.”예전 같았으면 “방학이 있어서 좋겠다”, “노후가 보장되는 연금이 빵빵해서 부럽다”라는 말이 많았는데 지금은 결이 달라졌다. 작년에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교권 침해 논란 이후로는 그런 부러움이 잦아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교사가 힘들다고 징징거리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떤 직종이든 명과 암이 있는 법이고, 둘 사이에서 적절히 살아가야 하는 게 아니겠는가? 우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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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1.18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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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등을 드러낸 채 거울 속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그림을 감상하는 이는 거울 밖의 남자를 본다. 그리고 그가 보고 있는 거울 속의 남자를 본다. 둘의 뒷모습은 교묘하게 닮아 있다.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 ‘금지된 복제’의 한 장면이다. 일본 작가 히라시노 게이치로는 이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한 남자’라는 추리소설을 썼다.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살아갔던 사람의 뒤를 추적하는 한 변호사의 이야기다. 변호사가 찾고자 한 것은 사라진 사람의 흔적이지만 결국 그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타인의 뒤를 쫓으면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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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1.11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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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우리 뭐 하면 돼요?” “제목을 바꿔도 되나요?” “저는 아직 책을 못 읽었는데요.” “발표를 꼭 해야 돼요?”아이들의 질문이 끝없이 이어졌다. 학기 말에 교과서를 벗어난 수업을 할 때였다. 이른바 ‘책 표지 디자인 후 소개하기’ 활동이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방학이 시작되기 전까지의 기간을 우리는 ‘취약 시기’라고 부른다. 대개는 7월이나 12월, 덥거나 추운 계절이다. 시험은 이미 치렀으니 수업 시간에 배우는 것은 시험에 나오지 않는다. 게다가 시험까지 마쳤으니 심신이 피곤하다는 마법의 주문을 수시로 걸어대는 아이들과 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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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1.0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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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외 지역인 우리 동네에는 단 하나뿐인 공연장이 있다. 이른바 문화회관이다. 내가 1980년대에 도서관을 오가느라 그 건물을 들락날락했으니 벌써 40년이 넘었다. 이름부터 벽돌의 역사까지 고전의 반열에 들만한 곳이다. 그래서 우리 동네에는 공연이 별로 열리지 않는다. 지방의 소도시가 대부분 그렇겠지만 예산도 부족하고 공연장도 시덥잖으니 제대로 된 고품질의 공연을 수행하기가 벅찬 것도 사실이다.그렇다 보니 우리 동네보다 조금 큰 인근 도시로 공연 관람을 하러 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부모님과 함께 공연을 보러 간다는 아이들을 보
칼럼
정해윤 기자
2023.12.2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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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잘 살게 되었다는 것을 가끔씩 경험하게 된다. 내가 근무하는 중학교에서도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점심 도시락이 무료 급식으로, 중학교가 의무교육이 되면서 교과서가 무료로 제공된다. 일과 후에 진행되는 방과후수업은 수업을 듣는 아이들이 수강료를 냈는데, 지금은 거의 무료이다. 신입생에 한해 교복도 무료로 제공되고 수학여행 비용도 대부분을 교육청에서 제공한다. 공모에 의한 것이기는 하지만 졸업앨범비 전액을 지원받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학교에 악기가 공급되어 오케스트라나 밴드 동아리 활동을 학생들이 원한다면 비용
칼럼
정해윤 기자
2023.12.2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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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해야 하는 사람들이 서로 반목하는 것은 슬픈 일이다. 가정을 꾸리는 부부의 관계가 그렇고, 사업을 함께 꾸리는 사람들도,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친구들끼리도 그렇다. 이런 사람들을 우리는 파트너라고 부른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에게도 파트너가 있다. 바로 학부모이다. 이 관계가 흔들리고 있다. 마치 경계해야 할 적이 된 것처럼 서로를 경계하는 게 요즘 분위기이다. 서이초 선생님의 슬픈 사건 이후 언론에서도 이러한 프레임으로 교사와 학부모 사이를 갈라놓는 것 같아서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만난 대부
칼럼
정해윤 기자
2023.12.1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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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책 선물을 받았다.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한 출판사 편집자가 책을 세 권 보내주셨다. 정성이 담긴 손글씨로 마음을 담아 책마다 사연을 적었다. 교육의 본질 회복을 고민하고, 학생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배움에 참여하게 하고, 교사의 선한 영향력이 말과 글과 행동으로 퍼지기를 기원한다는 사연들이었다. 새롭게 만들어진 귀한 인연이다.생애 첫 책을 펴내면서 출간 의뢰를 했던 출판사의 담당자에게서 온 것이었다. 물론 나와 계약을 하고 내 책을 만든 곳은 아니다. 그렇지만 거절의 이유가 개인적으로 너무 아름답게 느껴졌었다. “원고가 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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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3.12.0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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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는 말의 뜻을 모를 때는 어떻게 하지?” “….” “사전을 찾아야 하는 거야. 찾아보면 모든 말의 뜻이 거기에 있어.” “한번 찾아보자. 우리 학교 주변에 나무가 많지?” “네.” “창밖을 볼까? 저기 노란색 잎이 있는 나무가 있네. 저게 무슨 나무지?” “….”사전 찾기 수업을 계획했었다. 국립국어원 사이트에 들어가면 ‘표준국어대사전’이 나오고, 수시로 그 사이트를 이용하면 유용하다는 걸 말해주려 했다. 그런데 아이와 대화를 하던 중 막힌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전을 이용하는 건 좋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단어를 알아야
칼럼
정해윤 기자
2023.11.30 1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