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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 22대 국회의원 선거 날. 분명 여당의 참패가 예상됐다. “관악산이나 다녀오는 거 어때?.”“당신은 굳이 투표 안 해도 돼. 실컷 걷고 오자. ”“아냐, 6시 전까지는 와야지. 내 권리는 행사해야지.”한 표라도 줄여보자는 저 남편의 심보 안 봐도 알겠다. 관악산을 5시간이나 걸었다. 정권 바람을 꽤 타는 남편 직장 탓에 그가 힘들어질까 걱정이 앞섰다. 정치에 너무 의미 부여 말자,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냥 일상을 살면 된다, 퇴직이 몇 년 남지 않았으니 마음을 비우자 같은 잔소리를 끝도 없이 하며 예방 침을 마구 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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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4.2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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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 초등학교 동창들과 어릴 적 얘기를 하다 자연스럽게 부모님 근황을 나눴다. 그런데 넷 중 셋이 부모님과 이별을 했다. 한 친구는 불과 몇 달 전에 어머니마저 떠나보냈다. 아직 엄마가 고향 땅을 지키고 있는 친구 홍이가 우릴 놀렸다.“어이구 엄마도 없는 불쌍한 것들, 언제 엄마 밥 먹을 기회 한번 줄게.”“진짜?!!!!”불쌍한 고아 셋은 봄이 오면 친구 홍이의 고향으로 ‘엄마 밥’을 먹으러 가기로 약속했다.사실 친구의 고향 수한마을은 내게도 남다른 기억 속 동네다. 친정엄마는 시골에서 화장품 외판원을 오랫동안 하셨다. 어린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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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4.1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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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 친구들 카톡방이 시끄럽다. 한 친구가 요즘 초등학생들은 만우절에 어떤 장난을 치느냐고 묻는다. 가만 보자. 그러고 보니 요즘 학교에서는 만우절 장난이 사라졌다. 장난 전화 피해를 경고하는 뉴스 탓인가? 재미나고 소소한 해프닝도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학교가 너무 삭막해진 것 같아 갑자기 서글퍼진다. 그럼 오늘은 내가 한번 장난 쳐봐? 학년 교사 카톡방에 담임을 바꿔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인지 별 호응이 없다. 다행히 1반 선생님과 쿵짝이 맞았다. 아이들이 등교하기 전 교실을 바꿔 들어갔다. 요 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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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4.0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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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깬다. 화장실을 들렀다가 한참을 뒤척이다 간신히 다시 잔다. 다시 눈을 떠보면 새벽 5시. 더 자야 해. 또 얕은 잠이 들었다 눈을 뜨니 30분 지났다. 안돼. 이불깃을 머리끝까지 올리고 깜깜한 어둠 속으로 숨는다. 그러다 결국 6시에 벌떡 일어났다.최근 수면의 질이 너무 나빠졌다. 갱년기 증상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다. 컨디션이 안 좋으면 화장실도 더 자주 들락거리고 작은 소음에도 눈이 자꾸 떠진다. 술을 먹어보라는 주위의 권유에 몇 잔 먹어봐도 도움이 안 된다. 친구가 미국 출장길에 사 온 수면 보조제도 먹어봤지만 별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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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4.0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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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망신을 줬다’며 눈물을 보였던 효리는 다음날 아무렇지도 않게 등교했다.늘 그렇듯 자신감 있게 손을 들어 발표를 했고 앞에 앉은 준호랑도 조잘댔다.3교시 학급 임원 선거 후보에도 당당히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적었다. 집에서 소견발표를 적어온 친구도 있었는데 효리는 그런 아이들 틈에서 원고를 보지도 않고 자신을 뽑아달라고 당당히 말했다.멋진 공약도 여러 개 발표했는데 그 중엔 어제의 사건을 언급한 것도 있었다. “어제 사실 기분이 아주 나쁜 일이 있었습니다.저는 앞으로 친구들이 나처럼 기분이 나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하겠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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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3.2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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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망신을 줬다고!”“야, 선생님이 피드백을 준거잖아!”“친구들 다 보는데서 얘기하는 게 망신이지!”“아니 가르쳐주신 거잖아. 뭐라 하신 게 아니잖아.”4분단 끝자락 준호와 효리가 쉬는 시간에 티격태격하고 있다.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얼른 효리를 따로 불렀다.“효리아, 선생님에게 하고 싶은 말 있지?”“아니 그게요. 선생님은 왜 제 배움공책을 아이들 앞에 공개하셔서 망신을 주세요?”순간 너무 당황했다.그 대상이 우리 반에서 제일 똑똑하고 착실하다고 생각한 효리라서 놀랐고다짜고짜 공격적인 말투를 날리는 당돌함에 더 놀랐다.흥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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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3.1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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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1년을 함께 보냈는데도 목소리를 듣기 어려운 아이가 있다. 어쩌다 말을 걸어도 낱말만 겨우 내뱉는다. 한두 달 시간이 지나고 친구들과 선생님이 익숙해진 뒤에도 묻는 말에 짧은 문장이 전부다. 이런 친구는 대부분 책을 읽을 때도 목소리가 작다. 발음도 불분명해 귀를 쫑긋하지 않으면 내용을 알아듣기도 쉽지 않다. 앞으로 나와서 발표라도 할라치면 불안한 숨소리, 방망이질 치는 심장의 요동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그럴 때면 가만히 뒤에서 아이의 어깨를 세게 안아주기도 하고 손을 꽉 잡아주기도 한다. 바들바들 떠는 아이를 감싸고 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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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3.1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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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갔다가 집 오는 길에 밀크티 먹자.-동네 한 바퀴 크게 돌고 밀크티 데이트 어때?-오늘 나 아르바이트비 들어왔는데 밀크티 쏠게.-어제는 미안했어. 밀크티 먹을래? 우리집 공식 음료는 밀크티다. 남편도 나도 아이들도 너무 사랑한다. 그래서인지 모든 소통의 매개체는 밀크티다. 우리 가족이 밀크티 애호가가 된 지는 꽤 오래됐다.큰딸이 대학 입학 후 생애 첫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을 때다. 공교롭게도 첫 일터가 백화점 밀크티 매장이었다. 엄마 닮아서 허당끼 가득한 딸의 첫 사회생활, 제대로 설거지나 할지 손님 응대는 어떻게 할지 머릿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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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3.0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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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 깨어 휴대폰 시계를 확인한다. 새벽 4시다. 잠시 눈을 붙였다가 다시 휴대폰을 펼쳐본다. 새벽 5시다. 조금만 더 자자. 새벽 5시 30분. 그래 일어나자. 일어나. 무거운 눈꺼풀을 간신히 뜨고 컴퓨터를 켰다. 토요일 새벽 6시. 전국 50여 명의 선생님이 화면에 한두 명씩 나타난다. 한없이 늘어지고 늦잠 자고 싶은 휴일 꼭두새벽, 무엇이 이들을 책상 앞으로 불러들인 것일까.자기경영노트 성장연구소는 전국 각지의 뜻있는 선생님들이 함께 모여 책을 읽고 쓰며 나누면서 성장하는 모임이다. 수업경영, 학급경영 더 나아가 인생경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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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2.2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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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에게 2월은 헤어짐이 슬픈 달이다. 1년 정들었던 아이들을 새로운 학년으로 올려보내고 함께 울고 웃었던 동료들과 이별의 시간이다. 교직을 천직이라고 믿는 나지만 요맘때는 늘 싱숭생숭한 마음과 우울감으로 힘들다.하지만 아쉬움과 서운함을 말끔히 털어버리고도 남을 선생님들과의 마지막 추억.졸업식의 여운을 가득 안고 경기도 양평으로 1박 2일의 배낭을 꾸렸다. 한 사람은 일정을 짜고 누군가는 맛집을 검색하고 어떤 이는 준비물을 나눠 가방 무게까지 배려한다. 옆에서 ‘잘한다’, ‘최고다’ 칭찬의 말과 어깨 두드려주는 선배도 있고 뒤늦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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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2.19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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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와 **, **는 완전 상습범이에요. 꼭지마다 글이 계속 없어요.”방학 중에 문집 작업 도우러 온 윤슬이가 걱정 어린 한마디를 던졌다.맞다. 몇 녀석들이 미꾸라지처럼 잘도 빠져나갔다. 누굴 탓하랴. 꼼꼼히 체크 못 한 내 탓인걸.“전화해서 써서 보내라고 하셔요.”“연락 두절이야. 문자도 전화도 불통이야.”“졸업 때까지 문집 완성될까요?”“걱정하지 마. 선생님한테 다 생각이 있어.”중학교 배정통지서 받는 날.방학 중인데도 아침부터 아이들이 하나둘씩 등장한다.기다리던 뺀질이 **가 교실 문을 열고 씨익 웃는다.약이 바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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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2.13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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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늘 새벽에 출근 후 늦은 밤에 퇴근했다.이십여 년 그랬던 그가 사십 대 후반 커리어 정점을 찍어야 할 시기에한직을 돌기 시작했다.아이러니하게도 그 후 우리 집엔 훈기가 돌았다.아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진 남편, 아이들과 웃고 떠드는 아빠.집안 풍속도가 확 바뀌기 시작했다.한가롭게 책을 읽고 넥플릭스를 훑고 운동을 하는 모습은지켜보는 가족들마저도 여유롭게 만들었다. 심지어 아내가 늦게 귀가하는 날이면 설거지를 하고 밥까지 해뒀다.할 수 있는 요리라곤 라면과 계란 프라이 밖에 없던 사람이국이나 찌개, 볶음 요리 솜씨를 자랑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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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2.0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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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꼭대기에 올라선 기분은 어떨까.뿌듯하고 가슴 벅차 표현을 할 수 없을 정도 아니냐고?아니!네가 실망할지도 모르겠지만겨울산 정상은 칼바람과 강추위에 절경을 오래 감상할 여유가 전혀 없단다.사진을 많이 찍고 싶어도 장갑을 벗으면손가락이 찌릿찌릿해지고 얼얼해져후다닥 몇 방 찍고 하산길로 접어드는 게 보통이야.그나마 오늘은 운이 좋았어.늘 안개와 구름으로 희뿌연 산 정상이눈부시게 맑은 날씨 덕분에선명한 백록담의 모습을 볼 수 있었거든.그 한 가지만으로도 감동이었어.네댓 시간을 걸어 올라온 대가치고는 너무 허탈하고 허무하다고?지나 보니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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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1.2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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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어도 추운 이 겨울에 무슨 한라산이야!”겨울 산을 오르겠다고 등산 가방을 챙기는 나에게 네가 그랬지? 그러게.사람들은 왜 얼어붙은 산을 그리도 기를 쓰고 오르고 내릴까. 이번 겨울 한라산 산행에서는 유난히 우리 큰 딸 생각이 많이 났어.아마도 네가 취업 준비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대학 입학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이 코앞,이런저런 걱정이 많지?인턴 6개월 끝나고 졸업 유예를 한 학기 더 하겠다고 했을 때 너의 고민이 읽혀서 마음이 아주 아팠어.26년 전 스물넷의 엄마는 어땠나 기억도 더듬어 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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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1.2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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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이를 보러 가야겠어.”망설이지도 않고 두 달 전에 캄보디아행 가족 여행을 결정했다.소식도 모른 채 30년 가까이 살았는데왜 갑자기 그녀가 이토록 간절히 보고 싶을까. 비행기에는 연말 연초를 해외에서 맞이하려는 여행객들로 가득 찼다. 캄보디아행 비행기는 환승지 상하이 공항 안개로 도착 예정시각 세 시간을 훌쩍 넘겨 프놈펜에 도착했다. 새벽 두 시, 저 멀리 그녀가 보인다.“현미야~”“수정아~”얼마 만에 불러보는 이름인가. 수정이는 동갑내기 소꿉친구다. 기억 속 나의 유년 시절은 늘 그녀와 함께다. 수정이는 새벽밥을 먹고 우리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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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1.0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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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런이란 게 이런 걸까. 점심시간 종이 울리자마자 아이들이 몰려왔다.질서유지인 도*이는 복도에서 아이들 줄을 세웠다.첫 입장객들이 우르르 쏟아져 들어오고 동선 안내표를 따라 물건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비즈 가게서 반짝거리는 반지와 팔찌를 끼어본다.양말목 키링 뽑기 기계에 100원을 넣으니 플라스틱 통이 또르르 굴러 나왔다. “와 이거 신기하네?”앙증맞은 네 잎 클로버 모양의 양말목 키링을 들고 좋아한다.잡화점엔 인형, 보온병, 텀블러, 손세정제, 가방, 옷 등 물건들이 넘쳐난다.제일 먼저 팔리는 것은 귀여운 인형들이다. 연필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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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4.01.0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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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주말 동안 그 어떤 것도 좋으니 집에서 안 쓰는 물품들을 찾아보라는 숙제를 냈다.그런데 월요일에 목록을 제출한 아이는 딱 세 명이었다. 6학년 데리고 학년 말에 뭐 하나 진행하는 게 이리 힘들 줄 몰랐다. 참다 참다 폭발했다.도대체 너희들의 우선순위가 무엇이냐며학교 공부와 활동이 학원에 밀리고 유튜브에 밀리는 게말이 되냐며 소리를 버럭 질렀다. 구슬로 반지와 팔찌를 만들어 놓은 친구,양말목으로 냄비 받침, 열쇠고리를 완료한 친구,설탕으로 달고나를 혼자 다 만들고 있는 친구도 있는데가져올 수 있는 것을 하나라도 써 와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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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3.12.25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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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하기 숨차요!6학년 교육과정 왜 이래.국어 수학 사회 과학…내용이 진짜 많다. 나름 재구성을 해도 꼭 가르쳐야 하는 것들이 수두룩하게 빽빽하다. 방학 직전, 아니 졸업 직전까지 진도 나가게 생겼다. 모둠 활동에 수행평가에 힘들지?함께 놀고도 싶고 추억도 더 만들고 싶은데 어쩌냐. 미안해 얘들아!● 금융교실 마지막은 돈 펑펑“배움 노트 면제권 살래요.”“비싼 짝꿍 선택권 썼습니다.”“알림장 안써요, 쿠폰요!” 1년을 마무리하는 경제교실은돈 쓰는 아이들로 넘친다.쿠폰 가격을 올려도 소용이 없다. 모으는 재미 만끽하던 녀석들이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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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3.12.17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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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교시 **교과 수업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수업을 마치고 앞문으로 나오시던 선생님께서 나를 보시고 하소연을 하신다.“요즘 5반 수업 분위기가 정말 안 좋아. 힘들어 죽겠어.”“그 정도예요? 학기 말이라고 좀 붕 떠 있긴 해요.”“아니 다른 반하고 너무 달라. 선생님이 뭘 좀 해야겠어.”“아~ 네. 아이들하고 얘기해 볼게요. 죄송합니다.”선생님께서는 우리 반 아이들이 ‘예의 없다’ ‘이상하다’ ‘산만하다’ ‘의욕이 없다’며다른 반과 비교까지 해가며 한참을 쏟아내셨다.여자애들 몇이 뭔가 억울하다는 듯 선생님을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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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3.12.1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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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3월 3일 경상북도 예천군 감천면 천향리 삼천초등학교.흰 손수건을 가슴에 매달고 엄마 치맛자락에 숨어 그들을 만났습니다.운동장은 한없이 넓었고 느티나무는 하늘을 찌를 듯 거대하기만 했습니다.참새처럼 짹짹이며 우리는 그렇게 한 울타리에 모였습니다.여섯 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이름 석 자도 못쓰던 우리가 삐뚤삐뚤 이름을 쓰고 더듬더듬 구구단을 외웠습니다.동아전과 표준전과를 뒤적거리며 숙제도 함께 했습니다.하지만 더 선명한 기억은 친구들과 함께 장난치고 놀고 싸우던 추억입니다.향긋한 봄날엔 산으로 뛰어다니며 찔레를 꺾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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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기자
2023.12.04 10:46